본 연구는 1980년대 도시시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시인 윤성근의 후기 시세계를 탐구한다. 특히 그의 시집 『소돔城 1990』과 『나는 햄릿이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돔' 시편을 중심으로, 현대 도시의 일상성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시인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윤성근은 성서 속 멸망의 도시인 '소돔'을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상적 악과 그 속에서 시인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화자의 내적 갈등을 드러내는 핵심적 상징으로 형상화한다. 본고는 '소돔'이 관념적인 악의 표상을 넘어,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 부조리를 직시하고 이를 시적 언어로 구체화하기 위한 상징적 장치임을 밝힌다. 시의 화자는 소돔의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자본주의적 일상에 침윤된 자아를 발견하고, 이 과정에서 깊은 우울과 환멸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러한 절망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현실의 불합리를 수긍하지 않으려는 시인의 윤리적 고민과 저항의 산물로 파악된다. 화자는 '마지막 인간'으로서 소돔의 끝을 확인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이는 곧 악이 배제된 이상적 세계를 추구하는 문학적 사유의 과정임을 규명하였다. 결론적으로 윤성근의 '소돔 시편'은 1980년대 후반 신자유주의와 속물화의 물결 속에서 현대인이 마주한 윤리적 위기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문학적 대응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를 통해 당대 문학이 일상성 속에 내재된 악을 어떻게 성찰하고 형상화했는지에 대한 논의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Chanhee Lee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