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의 보편화로 인해 개인의 정체성이 데이터로 환원되고, 이를 성적으로 조작·유포하는 딥페이크 등 신종 디지털 성범죄가 양산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형사 사법 체계는 여전히 물리적 ‘실재성’을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으로 삼고 있어,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격권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본고는 최근 대법원 판결(2024도14039 및 2024도17801)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해석 기준을 분석한다. 법원은 실제 촬영물 부재나 아동으로서의 인식 가능성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는 디지털 정체성이 갖는 인격적 가치를 간과한 결과이다. 디지털 성범죄의 본질은 실재성이 아니라 피해자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성적 인격권’의 침해에 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이에 본고는 비교법적 고찰을 통해 미국(TAKE IT DOWN Act 2025)과 영국(Online Safety Act 2023)이 ‘실재성’이 아닌 ‘인식 가능성(identifiability)’과 ‘보여지는 것(appears to show)’을 기준으로 처벌 범위를 확장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형사법제의 개선 방안을 제언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보호법익을 기존의 ‘성적 자기결정권’에서 ‘성적 인격권’으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구성요건의 정비와 관련하여 주관적이고 모호한 요건을 삭제하고 이를 객관적 가치 판단인 ‘성적 대상화’로 전환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정의를 ‘사회 통념상 인식될 수 있는’ 경우로 확장할 것을 주장한다. 셋째,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에게 사후적 삭제 의무를 넘어 생성형 AI에 대한 워터마크 강제 및 필터링 시스템 구축 등 선제적 위험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Jisoo Kim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