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데쓰카 오사무 ≪불새≫에서 ‘불사의 피’가 폭력 구조를 가시화하는 동시에 그 폭력이 어떻게 ‘증언’과 ‘기억의 책임’으로 전환되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메리 더글러스의 오염/경계 논의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시옹 개념을 참조하여, 피와 같은 신체물질이 경계를 흔들며 혐오∙금기∙정당화의 언어를 조직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특히 에서 불새가 마사토에게 부여하는 30억 년의 시간은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자 임무로 제시되며, 멸망의 원인이 어떤 형태로든 반성의 계기로 전달되도록 ‘장기 목도자’를 세계 내부에 배치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장기 지속의 목도는 폭력의 결과가 망각되지 않도록 기억을 재조직하고 증언이 발생할 조건을 설계한다. 나아가 은 태양∙혈연∙제의의 언어가 국가적 정당성으로 결집하는 순간, 그 정당성이 종교적 배타성과 정치적 폭력으로 번역되는 경로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불새≫에서 피는 생명력의 표지로 환원되지 않으며 폭력의 대가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아울러 무엇이 기억되고 지워지는지 생명윤리적 사유를 집요하게 묻는 서사적 장치였다.
Byeongjin Kim (2026)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