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자치에서 계약 자유의 원칙 등이 도출되며 개별규정의 해석에 있어서도 사적 자치는 항시적인 지침이 된다. 근본적으로 계약 자유의 원칙은 근대의 자유주의 정치사상과 경제 활동을 시장에 맡김으로써 경제 발전이 보장된다는 시장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 이론과 부합하여 과실 책임의 원칙 등과 함께 근대 시민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로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계약자유가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는 아니라는 점은 자명하다. 계약체결의 당사자 간의 힘의 균형이 깨어져서 역학적 불균형이 발생하면 열위적 지위에 놓인 자의 실질적 자기 결정권이 침해된다. 즉 ‘계약에 의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라는 정식은 그 자체적으로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한계가 누군가의 생존권이나 존엄성의 침해로 이어진다면, 강행법규, 신의칙 등에 의하여 사적 자치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제한은 체약강제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사적 자치의 원칙의 영역에 맡긴다면, 경우에 따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잡을 수 없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계약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론). 특히 국가는 ‘사회국가원리’를 실현하기 위해 사적 자치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거래 영역의 성격상 사적 자치의 원칙과 친하지 않은, 즉 공익성이나 개인의 생존 배려가 더 강조된다면, 사적 자치를 제한하는 정당성은 더 커질 것이다. 예컨대 사적 자치가 장애인과 고령자와 같은 취약한 자들의 열위적 지위에 대한 배려를 배제한다면 사회가 사적 자치를 제한하여 열위적 지위에 놓인 자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며, 열위적 지위에 있는 자들은 사적인 거래관계에서도 국가에게 자신의 기본권을 보호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자기 결정권의 진정한 보호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사적 자치는 실질화될 것이다.
JongHee Seo (Sat,)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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