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백제의 지방지배 방식으로서 직접지배가 등장하기 이전의 마한에 대한 통제와 영역화 양상을 검토하고, 4∼5세기 호남 지역 진출의 구체적 양상을 분석한 후, 475년 한성 함락 이후 호남 지역의 상황과 백제의 지배방식 변화를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검토 결과는 다음과 같다. 백제의 지방지배 방식으로서 직접지배가 등장하기 이전의 마한에 대한 통제방식에 대해서는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조의 마한 관련 내용이 마한에 복속되었다가 주변 소국의 병합까지 진전되어가는 백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임을 확인하였고, 그 시기가 온조왕대가 아니라 고이왕대 또는 그 이후라고 추정하였다. 직접지배 등장 이전 백제의 지방지배 관련 사료를 검토하여 간접지배와 복속이 존재하고 간접지배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중국측 사료와 고고자료를 검토한 결과 백제의 소국 병합이 고이왕대 말기 또는 4세기 초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인접한 지역에서도 상황에 따라 간접지배와 복속이 다르게 적용되었다고 추정되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경기도 지역에서 출토된 고고자료를 검토한 결과, 4세기 후반∼5세기 전반 경에 백제에서 직접지배가 실시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하였지만, 여전히 백제 중앙의 필요에 따라 직접지배·간접지배·복속을 적절히 안배하여 실시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4∼5세기의 백제는 호남 지역까지 직접지배 또는 영역화할 만큼 인적·물적자원을 투입하기 어려웠고, 호남 지역은 중심적인 존재를 상실한 소국 분립의 상태에 있었기에, 백제는 그러한 분립 상태를 굳이 해소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사료에서는 ‘마한’이 사라지고, 백제가 호남 지역에 강한 지배력을 행사한 흔적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백제는 475년 한성 함락을 계기로 호남 지역에 대한 지배방식을 바꾸었는데, 5세기 후반에는 왕·후제를 통해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6세기 전반에는 담로제를 실시하여 이 지역의 영역화와 지방통치의 체계화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호남 지역에서 5세기 후반에 남해안 일대의 소국과 복속관계를 맺었고, 6세기 전반에 섬진강 유역에서 대가야 세력을 몰아내고 그 지역의 소국과 복속관계를 맺었으며, 성왕대에 이들 지역을 영역화하기 시작하여 5방제 실시로 그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Dong-Jun Jeong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