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디지털게임 속 농업 재현을 분석함으로써 게임이 농업의 어떤 요소를 선택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농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적 상상에 어떠한 의미를 형성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2000년대 이후 출시된 디지털게임 가운데 농업 요소를 포함한 40개 작품을 선정하고, 농업의 위상, 생산 방식, 시간 설계, 활동과 보상, 네트워킹, 생존과 지속성의 차원을 중심으로 가추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디지털게임 속 농업은 단일한 형식으로 재현되지 않았으며, 목가적 생활양식, 산업적 경영체계, 생존을 위한 재생산 장치, 성장 보조 시스템, 성장 시간과 수확 주기 순환의 시간장치라는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게임이 장르적 문법과 규칙, 보상 구조에 따라 농업의 일부 요소를 선택적으로 전면화하고 다른 요소를 축소하거나 배경화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섯 유형은 이상적 농촌성이나 농본주의라는 단일한 문화 논리로 환원되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의 농업 상상이 경합하고 공존하는 복수적 장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한편 디지털게임은 반복 수행과 관리, 대기와 회수, 성장과 생존의 규칙 속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하는 활동으로 농업을 조직함으로써, 이미지나 서사에 머무르는 다른 매체와 구별되는 방식으로 농업에 대한 특정한 감각과 정동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재현은 도시화와 농업 인구 감소 속에서 대중에게 농업에 대한 친밀성과 관심의 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유희 매체의 구조적 조건으로 인해 현실 농업의 구조적 어려움과 불안정성을 반복적으로 후경화하는 경향을 함께 지닌다. 이 연구는 게임 연구와 농업·농촌 연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동시대 대중문화 안에서 농업과 농촌이 어떠한 방식으로 의미화되고 상상되는지를 살펴본 시도로 위치지을 수 있다.
Kyunghyuk Lee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