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중국에서 성립된 위경인 『혈분경(血盆經)』(정식 명칭은 『佛說大藏正敎血盆經』) 이 중 · 일 양국의 의례와 민속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고, 한국불교에 정착하지 못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추정했다. 『혈분경』은 400여자 정도의 작은 문헌이지만, 중국에서 불교뿐만 아니라 도교, 그리고 민간종교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일본에 파급되어 다양한 종교적 습속과 구제의식을 형성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에는 16세기 무로마치시대에 전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과는 다른 새로운 내용들이 추가되면서 일본 나름대로의 『혈분경』이 전개되어 갔다. 중국 기원의 『혈분경』에서는 여성의 출산혈이 땅과 물을 오염시킴으로써 신과 부처를 모독하는 원초적인 죄를 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불교의 『혈분경』 주석 문헌에서는 이보다 원죄의 범위를 더 확장시켜서 출산하지 않은 여성이라도 월경혈을 통해 죄를 짓게 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모친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식과 함께 민간사회에 유행했던 중국의 『혈분경』 사상과는 달리, 일본의 경우에는 신토(神道)의 게가레 관념과 융합하면서 혈(血)에 대한 부정관(不淨觀)을 강화시켰으며, 불교교단에서는 이를 포교수단으로 활용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혈분경』 사상이 한국불교 내에 자리 잡지 못했던 배경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원효와 관음의 고사로 인한 부정/청정에 대한 차별적 관념의 배제, 효사상에 입각한 『부모은중경』의 유행, 생전예수재와 같은 천도의식이 유행했던 것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SungSoon Kim (Mon,)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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