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파쿠르가 기술적 도시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재의미화하는지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하이데거의 기술 철학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설’과 ‘몰아세움(Gestell)’, ‘포이에시스(poiesis)’ 개념을 이론적 토대로 고찰하였다. 현대의 도시공간은 효율성과 관리의 논리에 따라 사물을 계산 가능한 부품(Bestand)으로서 규정하는 몰아세움적 질서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규정된 공간 내부에서 발생하는 파쿠르 실천을 사물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포이에시스적 사태로 해석하였다. 파쿠르 실천에서 도시공간은 신체와의 물리적 접촉을 통해 움직임이 성립하도록 자신을 내어주는 질료적 원인이 되며, 신체 내부의 리듬과 환경의 조건이 조화를 이루며 나타나는 ‘흐름(flow)’은 형상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파쿠르의 목적적 원인은 신체와 공간의 관계 속에서 가능한 움직임 그 자체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완성(Vollendung)’의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원인들을 하나의 통합된 움직임으로 실현하게 하는 작용적 원인은 지각-신체적 태도인 ‘파쿠르 비전(parkour vision)’에 있다. 결론적으로 파쿠르 실천을 통한 도시공간의 재의미화는 고정된 기능적 질서의 유보를 통해 세계가 다르게 현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탈은폐의 한 양태이다. 이는 파쿠르가 도시를 전유하는 스포츠에 그치지 않으며, 기술적 몰아세움 속에서 인간과 세계의 본래적 관계를 새롭게 열어젖히는 존재론적 사태임을 시사한다.
Kim et al.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