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연계하거나 법원에서 시행하는 조정은 각국의 사법제도와 조정법제 등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미국의 법원 연계형 조정, 호주의 법원 연계형 조정, 싱가포르의 법원형 조정, 일본의 민사조정법에 의한 민사조정 등은 각국의 소송절차와 법문화, 그리고 조정법체계를 고려하여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원형 조정에 적용되는 민사 조정법에 의한 민사조정절차는 개시와 종료 등의 단계에서 법원이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사법형 조정으로 설계되었다. 다만 법원형 조정은 소송을 염두에 둔 당사자에게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조력하는 절차로,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합의에 이르기까지 강압이 있어서는 안 된다. 조정절차에서의 강압은 조정의 자율성을 훼손하여 사법접근성을 보장하는 민사조정의 의의를 훼손한다. 법원형 조정이라 하더라도 재판과 다르게 조정이라는 절차 특성상 당사자 자율성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므로, 조정절차에서 나타나는 당사자 자율의 보장과 법원의 개입의 긴장에 대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법원형 조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일본을 비교법적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싱가포르와 일본은 모두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속하면서도 보통법계(common law) 국가와 대륙법계(civil law) 국가라는 상반된 법체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법원형 조정 절차의 설계에 관한 비교법 연구대상으로 의의가 있다. 싱가포르와 일본의 법원형 조정제도는 각각 통합형 모델과 병렬형 모델이라는 상이한 제도유형을 보여주며, 조정제도의 설계가 단일한 방향으로 수렴되지 않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조정제도가 단일한 이상형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사법구조, 법문화, 분쟁해결 관행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싱가포르는 조정을 사법절차의 핵심 단계로 내재화함으로써 효율성과 신속성을 강조한 모델을 구축한 반면, 일본은 전통적 조정제도를 유지하면서도 강한 효력 부여를 통해 분쟁의 종국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결국 법원형 조정제도의 설계는 조정의 효력, 사법적 개입의 정도, 당사자 자율성 간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며, 이는 단순한 입법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제도의 기본 구조와 관련된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싱가포르와 일본의 법원형 조정제도는 법원형 조정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비교법적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것이다.
SOO-HYE CHO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