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명예훼손 법제에서 전통적으로 기능해 온 공인이론을 재검토 하고, 그 중심축을 ‘공인 여부’에서 ‘공적 사안 여부’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점을 논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인이론은 원래 권력 감시와 민주적 공론장 보호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방어논리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플랫폼과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누구나 공적 노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그 정당성과 작동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미국과 한국의 공인이론 및 공적 사안 법리를 검토하고, 최근 제기되는 비판적 논의를 정리한 뒤, 지난 20년간 국내 대법원 판결을 분석하여 법원이 실제로 공인과 공적 사안을 어떻게 판단해 왔는지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국내 법원은 공인 여부를 독립적이고 명시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며, 오히려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를 설정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 기준은 공직자뿐 아니라 다양한 공적・사회적 쟁점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법제가 이미 실질적으로 ‘공인 중심’보다 ‘공적 사안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의 명예훼손 법리는 누가 공인인가를 둘러싼 범주화에 머물기보다, 무엇이 공적 관심 사안인지, 실명 공개와 공표 범위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 매체 유형과 유포 범위에 따라 인격권 침해를 어떻게 달리 평가할 것인지 등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를 통해 디지털 공론장에 부합하는 새로운 명예훼손 법리의 방향으로서 ‘공적 사안 중심론’을 제안한다.
Sung Ock Yoon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