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국제관계 연구가 독립된 학문 분과로 정립되기 이전인 1930년대부터 1950년대 말까지 미국 학계에서 전개된 국제법학과 국제정치학 간의 학제적 경계와 교류를 추적한다. 오늘날 두 학문은 별개의 체계로 인식되나, 전간기(戰間期)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학술적 지형에서 그 경계는 매우 유동적이었다. 본고는 특히 퀸시 라이트(Quincy Wright)와 한스 모겐소(Hans J. Morgenthau) 등의 인물들이 가졌던 학문적 정체성과 이들을 둘러싼 학설사적 논쟁을 통해 국제정치학의 이론화 과정을 고찰한다. 1930년대 후반, 미국 국제법학계 내에서는 이상주의적 개혁파와 전통파 간의 논쟁이 치열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사와 국제법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 학문으로서의 ‘국제관계론’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 정책적 관여가 증대되면서 실천적 ‘이론’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이는 1954년 록펠러 회의 등을 기점으로 권력 중심적인 국제정치학이 국제관계론의 주류로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규범적 ∙ 학제적 접근을 중시하던 라이트식의 ‘종합적 국제관계론’은 모겐소의 현실주의 및 새롭게 부상한 행동과학적 접근과 경쟁하며 점차 그 입지가 변화하였다. 본 연구는 국제정치학의 이론화가 단순한 사상적 변천뿐만 아니라, 재단(록펠러, 카네기등)의 지원, 정책적 수요, 그리고 학자들의 개인적 경험과 지적 조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된 ‘역사적 산물’임을 밝힌다. 결론적으로 본고는 국제정치학의 규범적 기원이 국제법학과의 긴밀한 교류와 갈등 속에 있음을 설명함으로써, 현재의 권력 중심적 국제관계 이론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를 제공한다.
Yoochul Lee (Sun,)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