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해방 직후 발표된 한국의 채만식『논 이야기』(1946)와 인도의 타카지 시바산카라 필라이『두 되의 곡식』(1948)을 중심으로, 식민지 지배 이후 농민의 삶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비교·분석한다. 두 작품은 각각 일본과 영국이라는 상이한 식민 권력 아래에서 형성된 농업 구조와 정치 제도의 차이가 농민의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주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연구의 핵심은 식민 통치 방식의 차이가 농민의 ‘침묵’과 ‘발화’라는 상이한 서사로 형상화된다는 점이다. 일본 식민지 조선에서는 조선총독부라는 중앙집권적 통치 기구가 농민의 정치적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였고, 그 결과『논 이야기』의 농민은 해방 이후에도 체념과 침묵 속에 머무르는 존재로 그려진다. 정치적 독립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 구조는 유지되었고, 농민의 고통은 제도적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채 개인적 비극으로 남는다. 반면 영국 식민지 인도에서는 간접 통치 체제와 인도국민회의를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의 전개로 인해 농민이 제한적이나마 정치적 공간에 접근할 수 있었다.『두 되의 곡식』은 이러한 조건 속에서 농민이 집단적 각성과 저항을 통해 정치적 주체로 이동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비록 독립 이후에도 경제적 착취는 지속되지만, 농민의 고통은 집단적 발화와 투쟁의 언어로 전환된다.본 연구는 이러한 대비를 통해 독립이 곧바로 농민의 해방을 의미하지 않았음을 밝히고, 농민의 삶이 정치 제도와 권력 구조에 의해 어떻게 규정되는지를 포스트콜로니얼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나아가 농민소설이 단순한 현실 묘사를 넘어, 국가와 제도의 한계를 비판하고 진정한 해방의 조건을 질문하는 비판적 담론의 장임을 논증한다.
Hemant B. Raj (Sat,)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