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가 지구상에 존재한 시간은 70년에 불과하지만, 소비에트 시대 번역이 남긴 발자취는 매우 선명하다. 신생 소비에트 정부가 문맹퇴치운동과 민족 간 소통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면서 번역의 기능과 역할은 새로이 주목받았다. 여기에 이데올로기적 검열로 인해 창작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작가와 학자들이 문학과 학술서적 번역에 참여하면서 번역에 대한 사회적·대중적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Всемирная литература, Academia, Время등 번역문학 출판에 역점을 둔 출판사의 설립은 당대 저명한 문학계 인사들과 학자들을 번역의 장으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기존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는 한편 정확성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의 번역·인쇄·출판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번역은 개인의 취미 영역을 벗어나 학술적 논의의 대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비에트 시대 전성기를 맞은 언어학을 토대로 기호학, 심리학, 정보학 등 많은 이론을 접목하면서 번역은 독립적인 학문의 영역으로 발돋움했다. 학제적 성격의 다양한 이론들을 배출하기 시작했으며 동시통역 등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해 가면서 유럽과 미국의 번역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본 연구는 러시아에서 현대 번역학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당시 소비에트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 맥락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현대 러시아 번역학 발전에 있어 막대한 역할을 한 소비에트 시대 초기 출판사들의 활동 전반에 대해 살펴본다.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의 번역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비에트 번역이론의 등장 배경과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국내 번역사 연구의 저변을 넓히는데 이바지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Jung Hwa Yu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