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주된 목적은 한강 문학을 ‘연대의 기억과 기억의 연대’의 알레고리로 해석하고 그 의미 지평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강 문학은 학문(철학)과 예술이 던져온 질문, 혹은 학문과 예술에 던져왔던 질문의 전환을 요구한다. 한강 문학은 ‘어떻게 사람답게 살아갈 것인가?’의 물음을 곳곳에서 ‘어떻게 사람으로 살아낼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바꾼다. 한강 문학은 폭력과 파국이 일상화된 시대에 어떻게 인간이 비인간과 함께 ‘살아내기(Enduring)’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관한 유기체적 서사다. 한강 문학에 따르면 비인간과 함께 살아내기를 할 수 있는 인간만이 인간다울 수 있다. 한강은 초기부터 인간 중심과 이성 중심의 계몽이 억압해 온 (비-반)인간적 존재들(‘검은 사슴’이나 식물이 된 영혜, 그리고 계속해서 돌아오는 소년이 된 동호)을 통해 상징체계의 균열에 접근한다. 이 글은 이러한 인물들의 변신과 고통을 병리적 증상이 아닌, 증상처럼 보이는 금, 흠, 틈, 사이, 구멍에서 처방을 찾는 라캉적 의미의 ‘생토-옴(Sinthome)’으로 읽고자 한다. 나는 먼저 인류세의 위기와 상징체계와 질서의 폭력 속에서 인간이 단순히 ‘살아 가기(Living)’를 너머 어떻게 ‘살아내기’가 가능한지를 근원적으로 묻는다. 이를 위해 작가의 초기작에 등장하는 ‘검은 사슴’ 알레고리를 통해, 어둠 속에 유폐된 존재들이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며 찾아가는 존재 방식에 다가선다(1장). 나는 동일성을 강요하는 현대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비판하며, 이에 저항해 비인간이 되기를 선택한 인물들의 변태(Metamorphosis)의 의미를 찾는다. 여기서 나는 라캉의 ‘생토-옴’ 개념을 적용하여, 이러한 변태를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무너진 세계를 지탱하고 ‘틈’과 ‘구멍’을 통해 타자와 연대하기 위한 ‘제4의 매듭’으로 해석한다(2장). 나는 5・18과 4.3이라는 거대한 국가 폭력이 인간을 고기나 쓰레기 같은 ‘반(反)인간’으로 전락시킨 야만을 한강 문학이 어떻게 대면하는지에 주목한다. 여기서 반인간들에 의해 반인간으로 낙인찍힌 인물들이 칸트적 ‘양심’에기초한 행위를 통해 서로의 고통을 연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기억의 연대’ 과정을 조명한다(3장). 마지막으로 나는 한강 문학이 벤야민적 알레고리로서, 역사의 폐허 위에서 흩어진 파편들을 수습하여 ‘인간으로 살아내기’ 위한 제4의 매듭을 묶는 치열한 애도 작업이자 감각적 불복종의 기록임을 밝힌다(4장).
Goo-yong Park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