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윤희에게〉(임대형, 2019)를 통해 영화 형식이 타자와의 관계를 조직하는 윤리적 수행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기존 연구가 주로 정체성 재현이나 감정 서사에 주목해 온 것과 달리, 본고는 관계의 의미가 어떻게 형식적 장치 속에서 발생하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영화의 핵심 형식 원리를 지연(deferral), 유비(analogy), 공명(resonance)이라는 세 개념으로 정식화하였다. 먼저 편지의 전달 지연과 우회적 서사 구조는 타자의 도래를 유예하며 관계가 즉각적으로 규정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간적 조건을 형성한다. 이어 인물들 사이에 반복적으로 배치되는 웃음, 사진, 습관, 냄새 등의 유비적 단서들은 관계를 명시적 서술이 아닌 감각적 추론의 과정으로 조직한다. 마지막으로 프레임의 거리, 시선의 교차, 그리고 사운드 브리지와 매치 컷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놓인 인물들을 정동의 차원에서 접속시키며 비접촉의 공명을 형성한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영화 형식이 타자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구축하는 윤리적 장치임을 논증하고, 동시대 한국 퀴어 영화 연구에 형식미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Dae Bum Lee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