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 희곡 작품인 「멸사복무」(2023)와 「혈맥」 (2020)을 대상으로, 텍스트의 표면적 선전 메시지 이면에 은폐된 체제의 구조적 위기와 이를 봉합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장치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이를 위해 본고는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증상적 독서’ 이론을 방법론으로 삼아, 북한희곡이 지향하는 ‘자력갱생’과 ‘인민대중제일주의’ 서사가 실제로는 체제의 물리적 결핍과 국가적 무능이라는 ‘구멍’과 ‘침묵’을 전제로 성립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멸사복무」와 「혈맥」 등에서 나타나는 주인공의 영웅적 희생은 과학적·합리적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서사의 비약이며, 이는 ‘부성 국가’의 강력한 ‘호명’을 통해 개인의 정동(Affect)을 관리함으로써 이데올로기적으로 봉합된다. 특히 사라 아메드와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을 경유하여, 체제가 어떻게 인민의 ‘부채감’과 ‘공포’를 ‘안도감’과 ‘숭고’로 치환하여 주체를 예속화하는지 그 심리적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결론으로 북한희곡의 과잉된 정동과 비논리적 서사 구조는 체제의 공고함이 아니라, 오히려 가려진 균열이 깊음을 증명하는 ‘증상’이다. 본 연구는 북한 문학을 단순한 선전물로 치부하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텍스트가 수행하는 정동 관리의 메커니즘을 분석함으로써 김정은 시기 문예 정책의 이데올로기적 전략을 비판적으로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Sangmin Choi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