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오경(Pentateuch) 및 육경(Hexateuch)의 서사적 연속성과 불연속성 문제를 “출애굽 공동체”의 정체성 논의에 집중하여 재검토한다. 오경 서사는 표면적으로 연대기적 흐름을 갖추고 있으나 반복·불일치·단절이 내재하며, 이는 문서가설과 전승사 연구에서 주로 자료 분화의 흔적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공시적·서사적 접근이 부상하면서, 불연속성은 텍스트 내부에서 의미를 산출하는 장치로 해석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본 연구는 통시적 비평의 성과를 수용하되, 공시적 서사분석을 통해 최종 형태의 텍스트가 구성하는 플롯과 신학적 의도를 밝히고자 한다. 분석의 핵심 본문은 출애굽기 12장 37–38절에 나타난 “이스라엘 자손”과 “수많은 잡족”이다. 이 구절은 유월절/무교절 규정(출 12:1–36, 43–51) 사이에 위치하며, 출애굽 공동체의 출발 자체가 혼합적 구성임을 서사적으로 선언한다. 더 나아가 출애굽기 12장 43–50절은 이방인·거류인·품꾼 등 다양한 타자 범주를 구분하면서도, 할례를 통한 유월절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특히 49절에서 본토인과 거류인의 법적 동형성), 창세기 17장의 할례-언약 전통과 접속한다. 반면 광야 전승은 민수기 11장 4절의 “하아스페숩”(섞여 사는 무리) 및 민수기 14장의 “악한 온 회중” 소멸을 통해 공동체 내부의 긴장을 부각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긴장을 ‘혼합성 배제’로 환원하지 않고, 토라 준수와 야웨 신앙의 질서 속에서 소속 경계를 재구성하는 서사 전략으로 이해한다. 또한 본 연구는 “이스라엘 회중”을 나타내는 에다( ע דֵָה )와 카할( קָהלָ )의 이중 구조(출 12:6 등)가 페르시아-초기 헬레니즘기의 정체성 갈등, 특히 에스라-느헤미야의 ‘섞인 무리’ 분리 담론과 상호본문적으로 접속함을 논증한다. 결론적으로 오경/육경의 불연속성은 결함이 아니라 의미 생성의 계기이며, 출애굽기 12장의 회중 표상과 ‘잡족’ 모티프는 오경을 “개방적 서사”로 읽게 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Jong-Won Choi (Fri,)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