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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19세기 경상우도 유학자 흘와(吃窩) 이근옥(李根玉, 1824-1909)의 한시를 도학 사상의 단순한 반영이나 윤리적 주제의 표명으로 환원하지 않고, 예학적 실천 규범이 시의 형식과 언어로 내재화되어 작동하는 문학적 구조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도학 문학 연구가 주로 학통 계보나 사상적 입장의 해명에 초점을 두어 왔다면, 본고는 규범이 텍스트 내부에서 어떠한 형식적 장치를 통해 구현되는가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흘와집(吃窩集)』 권1에 수록된 한시 172수를 대상으로 주제군을 유형화하고, 그중 거처·일상·자연의 질서가 연작 형식 속에 가장 집약적으로 구현된 〈화류동십영(花柳洞十詠)〉을 중심 텍스트로 삼아 집중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흘와의 한시는 감정의 고조나 교훈적 진술을 통해 도학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작의 배열, 시어와 이미지의 절제, 결구의 여백이라는 형식적 선택을 통해 윤리적 삶의 리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본고는 이러한 형식적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정정지미(靜靜之美)와 청정지미(淸淨之美)라는 두 분석 개념을 제시한다. 정정지미는 연작 구성과 종결 방식에서 의미의 단정적 봉합을 유보하고 사유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형식 미학을 가리키며, 청정지미는 시어·이미지의 차원에서 감각의 과잉을 완화하고 ‘淸·淡·閑’의 의미장과 ‘白·蒼·靑’ 계열의 정적인 색채를 통해 정조를 조율하는 미학을 뜻한다. 두 범주는 작품의 미적 우열을 가늠하기 위한 가치 범주가 아니라, 예학적 실천 규범이 시 내부에서 구조(배열·연작성)·결구·재료(시어·이미지)의 층위에서 작동하는 양상을 설명하기 위한 분석 틀이다. 결과적으로 흘와 이근옥의 한시는 도학적 삶을 주제적으로 ‘노래한’ 텍스트가 아니라, 예학적 실천이 언어와 형식 속에서 시적 형식으로 조직된 실천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를 통해 조선 후기 도학 문학을 사상 중심의 해석에서 벗어나, 실천규범의 형식화라는 관점에서 재인식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예학과 문학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하나의 해석틀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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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ho Lee (Thu,) studied this question.
www.synapsesocial.com/papers/6a05659da550a87e60a1dfbc — DOI: https://doi.org/10.20864/skl.2026.4.90.093
Hyun-ho Lee
The Studies of Korean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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