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가 1893년 시카고 민속학회지인 The Folk-lorist에 발표한 A Glimpse at Korean Folk-lore를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이를 통해 그의 초기 한국설화 인식의 형성 과정과 그 학술적 의의를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헐버트는 단순히 설화를 수집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한국설화를 분류하고 그것의 의미를 밝힌 선구적인 연구자였다. 본고의 주요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헐버트가 한국설화를 13가지 유형에서 점차 6가지 사상적․장르적 범주로 체계화하며 심화된 분석을 시도했음을 밝혔다. 둘째, 헐버트가 단군신화를 기독교의 ‘무흠수태’ 및 ‘성령 잉태’와 유사한 구조로 해석했음에 주목하였다. 이는 한국을 미개한 문명이 아닌 서구와 대등한 종교적․문화적 원형을 공유하는 문명국으로 격상시키려 한 시도였다. 셋째, 기존 학계에 원형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멧돼지의 변신(The Wild Boar's Disguise)’ 설화를 분석하여, 유교적 정절 관념이 투영된 1893년의 비극적 결말이 후대 동화집인 『마법사 엄지(Omjee the Wizard)』(1925)에서 어떻게 변용되었는지 고찰하였다. 결론적으로 헐버트는 설화가 지닌 “함축의 힘”에 주목하였으며, 기록된 역사가 포착하지 못하는 민중의 삶과 민족의 정체성이 설화 속에 보존되어 있음을 역설하였다. 본 연구는 헐버트의 초기 저작물 발굴을 통해 한국설화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설화의 가치를 헐버트의 시각에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Sung-chul Kim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