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속공예는 미술공예운동의 기능주의 정신과 스튜디오 크래프트의 조형적 실험을 거치며 발전해 왔으나, 최근에는 시각적 감상을 위한 오브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며 공예의 본질인 쓰임과 신체적 접촉이 약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축소된 기능성과 상호작용의 가치를 키네틱 요소를 통해 회복하고, 기계 미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공예적 유희를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페퍼 밀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고, 베벨 기어와 렌즈 캡 메커니즘을 융합해 제작하였다. 기술적으로는 1:2 기어비를 적용해 힘의 효율적 분산과 토크 증대를 유도하였고, 수직 회전을 수평 운동으로 변환해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뚜껑 개폐부에는 렌즈 캡의 핀치 방식을 응용하되, 협소한 몸체 규격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자체 고안한 볼 플런저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0.3밀리미터의 미세한 턱을 남기는 정밀 가공으로 독자적 볼 텐션 장치를 구현해, 나사식 체결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견고한 이중 잠금 구조를 완성하였다. 조형적으로는 사각 황동 파이프의 절제된 기하학적 형태로 정적인 외형과 역동적 내부 구동부가 대비를 이루도록 설계하였다. 결과물은 정밀 가공된 부품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깊이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달한다. 핸들 조작 시 손끝의 묵직한 진동과 청각적 피드백은 시각 중심의 공예 경험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기계 장치가 감성적 몰입을 유도하는 공예적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사용자의 물리적 개입이 기능적 공예 작품을 완성하는 핵심이 될수 있음을 실증하였다.
Seok Young Kim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