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심(慧諶, 1178-1234)은 고려후기에 활동한 선승으로 무자(無字)화두 참구 요령을 기록한 『구자무불성화간병론(狗子無佛性話看病論)』을 지어 병통과 치유법을 제시하였고, 고려에 처음으로 역대 조사들의 문답과 기연을 간화선의 관점에서 염(拈)과 송(頌) 등의 착어(著語)를 붙인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을 판각 및 간행하였으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최고 어록인 『조계진각국사어록(曹溪眞覺國師語錄)』을 제작하여 간화선 수행의 초석을 마련시킨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간화선 수행이라고 하면 화두를 참구하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의심해 가는 수행법으로 알고 있고, 이 수행법으로 깨달음을 이룬 후 그들의 일상생활 혹은 삶을 어떻게 영위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은 근거가 부족하다. 본 연구는 혜심이 간화선 수행을 하여 깨달음을 이룬 자를 무사인(無事人)이라고 선적(禪籍)에 기록한 것을 근거로 하여, 남종선의 역대 조사들도 간화선이라고 하는 수행법으로 깨달음을 이룬 사람을 무사인 혹은 평상무사인(平常無事人) 등으로 깨침을 이룬 자의 보림(保任) 생활을 표현한 형태와 유사함을 조망한다. 이러한 연구는 혜심이 언급한 무사인은 곧 남종선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연구하는 것이다. 또한, 무사가 무엇이며 간화선 수행에 앞서 수행자들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혜심이 저술한 여러 선적 등에서 무사인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남종선의 역대 조사들이 깨달음을 이룬 사람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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