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기 동아시아는 원(元) 왕조의 쇠퇴와 명(明) 왕조의 부상, 일본 남북조의 분열, 그리고 왜구의 빈번한 침입이 중첩되는 가운데, 국제 질서가 구조적으로 재편되는 국면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전환기의 국제 환경 속에서 정몽주(1337-1392)는 문신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고려의 대외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는 성리학을 사상적 기반으로 삼아 중화 문명권의 정통성 수호와 고려의 현실적 안보 확보를 조화시키는 외교 노선을 구축하였으며, 명·원·일본을 상대로 한 다자 외교를 통해 고려 외교의 자율성과 위상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정몽주의 외교 활동을 중심으로 고려 말기 외교 전략의 변화를 재검토하고, 그 배경에 자리한 성리학적 사유와 지정학적 판단의 상호 작용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당시 고려가 직면한 정치•군사•사상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원·명 교체기에 대한 외교적 대응과 왜구 침입에 따른 안보 전략을 함께 살펴본다. 공민왕 시기 성리학적 소양을 갖춘 신진 사대부의 부상은 외교 전략의 사상적 전환을 가능하게 했으며, 정몽주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외교적 실천과 이론적 정당화를 병행하였다. 나아가, 정몽주의 외교 문서와 사행 활동에 반영된 성리학 이념을 분석함으로써, 고려 외교가 단순한 생존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적 정통성과 국제 관계 속 자율성 확보를 동시에 지향한 사상적 기획이었음을 규명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정몽주의 외교가 개인적 역량을 넘어 고려 말 대외 전략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례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Jin et al.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