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근대 대학의 분과학문 체제를 역사적으로 추적하고 학제와 학제 융합의 역사, 현황, 의미를 검토하면서, 대학에서의 학제 융합이라는 문제와 그 함의를 성찰적으로 논의한다. 학제 융합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학제가 설립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는 융합이라는 행위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어떤 융합이 추동되는지를 들여야보아야 한다. 이미 기업화된 대학은 시장논리를 따르고 있으며 국가-군사-산업-학문의 거대한 이익단체의 일부로 작동하면서, 효용성과 시장성, 이익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융합’은 사실상 인문학 구조조정이며, 과학기술로의 편입을 유도한다. 그러나 인문학과 과학기술은 근본적인 학문적 차이와 유서 깊은 감정적 반목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둘 다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점에서 동질적이다. 인문학 학제 융합을 수행할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학제라는 제도 안에 내재한 권력의 존재, 위치, 맥락, 작동방식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한다. 융합으로 새로이 만들어지는 융합학제(융합 인문학)는, 학제라는 제도로 인해 비판적 사유로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인준해주는 주체는 국민국가체제라는 권력이므로, 결국 모순적인 지점에 놓이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지점에서 융합적, 비판적 사유와 고등교육이 수행되는 것이다.
Seon-Joo Park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