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39년 학예사의 〈조선문고〉 ‘현대문학’ 편의 첫 번째 책으로 간행된 이효석창작집 『해바라기』의 의미와 가치를 굴착하는 데 그 목표를 둔다. 『해바라기』는 1933년부터 1939년까지 발표된 서른 편 이상의 단편소설 중 여덟 편만을 취사선택해 묶은 것이고, 그 내용뿐 아니라 배열이 독자에게 특정한 서사적 궤적을 제공하는 텍스트이다. 이에 1장에서는 서지학, 특히 독일 문헌편집학의 전제를 빌려, 『해바라기』를 작가의 의도와 편집자의 기획이 중첩된 창작집으로 간주하였다. 2장에서는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독자(채만식)의 견해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여 『해바라기』 수록작이 1930년대 중반 이효석이 수립한 창작론, 낭만과 리얼 사이에서 ‘최대한도의 리얼’을 모색하려는 작가적 지향을 드러낸 텍스트임을 밝혔다. 3장 및 4장에서는 창작집에 수록된 여덟 편 소설을 내용만이 아니라 배치 순서와 함께 검토하여 창작집 전체가 생성하는 의미망을 정밀하게 검토하였다. 「돈」과 「해바라기」는, 창작집의 처음과 끝에 놓여 일종의 대구를 이루며 다음과 같은 이효석의 현실 진단을 드러낸다. 사회주의 운동이 실패로 끝난 이후에도, 엄혹한 식민지 자본주의는 조선인의 삶에 전방위적으로 침투하여 농민과 노동자를 철저한 몰락 쪽으로 견인 중이다. 그런데 한때 사회주의에 가담했던 지식인은 오히려 그에 편승해 파국의 동력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삽화」와 「수난」에는 옛 사회주의자들이 왜 몰락했는지를 탐구하는 서사가 담겨있다. 「장미 병들다」, 「산정」, 「막」은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자들조차도 시대의 유혹에 굴종하거나 그것을 내면화하기가 쉬운 시대를 가시화하며 지식인의 좌표를 묻는다. 「부록」은 사회주의 이후의 시간을 한 세대의 부록으로 정립하는 역사적, 미학적 명명을 제목으로 삼은 소설로, 그 소설이 끝나는 지점에 「해바라기」가 도착한다. 이 소설에서 시류에 편승한 낙관주의자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나’는 이효석의 분신이라 할만한데, 그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치닫는 시대와 ‘불화하겠다는’ 센티멘탈리즘 선언을 한다. 이 선언은 1940년대 이효석 소설의 향방을 적극적으로 독해하게 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 『해바라기』에 대한 기존 논의는 거의 전무하나, 이 책은 1930년 중후반의 시기에 대한 이효석의 진단과 비평적 안목을 몽타주 한 창작집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Soyoung Jeon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