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 시기 북중국 지역은 선비와 한인뿐만 아니라 여러 이민족이 뒤섞여 있으면서 서로 충돌과 교류를 반복하며 다종족 사회로 변모하였다. 여기에는 전쟁 포로, 자발적 이주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북중국 지역의 다종족 사회에 이주한 고구려인들이 있다. 이들 고구려인 고씨 인물들은 주로 고구려인의 집단적·개인적 이동 경향과 정체성 규명을 중심으로 연구되었고 북조 시기 고구려인 고씨를 가계별로 분류하여 존재 양태를 깊게 다루지는 않았다. 본고에서는 북조 사회에서 살아간 고구려인 고씨 가문을 다섯 가계로 분류하고 가문별 계보로 체계화하여 가문 전체의 정치적, 사회적 지위 변화도 엿보고자 하였다. ⑴ 高宗·高琳 가계는 질자로서 중원에 이주했지만 고구려 유민집단 지도자로서 북위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가 군공을 바탕삼아 북주 권력층의 일원으로 변화한 가계이다. ⑵ 高道悅 가계는 조부 高育이 관할지의 백성을 이끌고 북위로 귀순한 가계이다. 이 가계는 유대의식을 가진 유민집단을 통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관료 귀족화한 가계이다. ⑶ 高颺·高肇 가계는 황실과의 혼인에 의한 성장에 기인하여 북위 사회의 권력을 장악한 가계가 되었다. ⑷ 高崇·高道穆 가계는 고숭 대에 흉노계 沮渠氏로 改姓했다가 다시 고씨로 복성하였다. 이 가계는 북조 사회에서 고구려 출신 가계가 다양한 이민족 가계와 연계하여 살아간 모습을 보여준다. ⑸ 高賓·高熲 가계는 서위에서 선비족인 독고씨를 사성받았고 그 일족에 편입되어 수에 이르기까지 중앙 정계에서 활동하였지만 고경 대에 독고씨와 결별하고 고씨를 회복하여 독립된 고씨 가계로 활동하였다. 高宗·高琳 가계와 高道悅 가계는 고구려 출신 또는 그 관련성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북위에 귀순하며 중원으로 처음 이주한 가계들은 모두 발해 고씨를 假託한 정황이 확인된다. 이는 이 시기 이주한 고구려인 고씨 가계들이 북위가 추진한 귀족 질서 정비에 맞추어 출자를 조정한 전략적 선택일 것이다. 동시에 북조 사회에서 고구려인 고씨 가계가 다양한 지위로 정착하는 과정은 고구려인 고씨 가계들이 북조 정권의 정치·사회적 환경에 대응하여 각기 다른 편입 전략을 선택했음을 나타내며, 북조 다종족 사회로의 적응 양상이 다양하게 전개되었음을 보여준다.
Hae-In Jeong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