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을 탐구하는 정신분석은 존재론이 아니라 윤리학을 분석의 최종 방향으로 제시한다. 라캉은 프로이트가 쓴 『문명 속의 불만』을 선의 전복과 주이상스 관점에서 독해한다. 그러면서 칸트를 이 여정의 전환점, 사드는 전복의 첫걸음으로 규정하면서 정신분석 윤리의 계보를 그려낸다. 이것은 순수욕망과 충동의 관계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칸트는 선의지에 대한 정언 명령적 충실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순수욕망의 뿌리가 된다. 그리고 선의지의 실천에서 주체가 느끼는 존경과 고통의 감정은 사드의 ‘악 속에서의 행복’ 즉 주이상스 개념과 통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칸트와 사드를 대립이 아니라 욕망과 충동의 두 불가능성에 대한 선구적 탐구자이자 새로운 초월성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프로이트가 문명에서 발견한 악이나 쾌락 너머 주이상스는 라캉에게 와서 무의식의 과학은 왜 윤리적인 명령일 수밖에 없는가의 문제의식으로 완성된다. 칸트와 사드가 드러낸 법과 욕망의 관계, 그리고 두 불가능성과 우연히 만나면서 죽음을 향하는 것이 정신분석 윤리의 본질이다. 욕망과 충동이 상보적으로 지향하는 불가능의 극한이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그나마 주체성의 실현이 가능해지는 지평이 될 수 있다.
Seok Kim (Sat,)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