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문학 작품의 전언이 어떤 의미로 당도하는가의 문제는 독자가 어떤 형태로 저자를 인지하는지의 문제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김태환, 『실제 저자와 가상 저자』).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학장에 불거진 ‘저자성’에 관한 논의들은 저자와 텍스트를 온전히 분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즉 저자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텍스트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하기도 한다. 맨부커상과 노벨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저명한 작가된 한강의 작품을 이러한 저자성의 관점에서 읽어보는 일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업이 된다. 이러한 연구는 실제 작가를 환기하는 작중 인물을 자주 등장시키는 한강 문학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독자와 텍스트, 그리고 저자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강은 이미 많은 작품들에서 실제 저자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을 화자로 등장시켜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저자의 형상이 노벨상 수상 이후 독자들에게 더욱 뚜렷하게 각인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당연한 사실에 주목하며, 이 글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화자로서의 저자의 말하기를 경유하여 한강의 작품을 분석하고자 했다. 한강 작품의 특징은 작중 인물과 한강이라는 실제 작가와 그리고 작품의 세계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말하는 인간’에 대한 한강 작가의 사유가 뚜렷하게 녹아 있는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2011)은 저자가 생각하는 말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소설로 읽힌다. 『소년이 온다』(창비, 2014)의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실제 작가의 형상은 재현의 윤리를 정교하게 증명하는 계기로 작용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실제 작가를 환기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021)는 고통을 재현하는 자로서가 아니라 고통을 ‘체험’하고 그것을 고백하는 자로서 혹은 그것을 듣는 자로서 작가의 윤리가 강조된다. 실제 저자에 대한 인지가 독서 과정에 필연적으로 개입하는 조건 속에서, 작품 안의 ‘저자-인물’은 윤리적 나르시시즘의 소산이기보다 기억의 전달 불가능성을 알면서도 그것을 현재화하고자 하는 문학적 행위 자체의 자기 반영적 표지로 기능하는 것이다.
Yeonjung Cho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