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참사가 망각되는 과정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특정한 레토릭과 공간적 배치에 의해 추동되는 ‘구조적 망각’의 결과임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 글은 참사 직후 정치권과 언론이 참사를 ‘사고’로 명명함으로써 국가의 책임을 소거하고 , ‘보상’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피해자의 애도를 사적인 금전 문제로 치환하여 그들을 ‘순수하지 못한 존재’로 타자화하는 전략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망각의 구조는 해방 직후의 해상 참사부터 최근의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의도적으로 유발된 ‘공감 피로’와 참사 간의 위계적 경합을 통해 사회적 기억을 체계적으로 무력화해 왔음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본고는 이러한 망각의 구조가 한국 사회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 특히 ‘사자공간(死者空間)’의 탈맥락적 배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고찰하였다. 일제 식민지기 이후 강화된 죽음의 터부화와 위생·경제 논리는 사자공간을 삶의 영역으로부터 은폐하고 격리해 왔으며, 이는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참사 등의 위령 시설이 인적이 드문 곳에 배치되거나 본래의 맥락을 상실한 채 ‘안전 조형물’로 격하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참사의 망각은 준비된 수사와 프레임, 그리고 죽음의 장소성을 지워내려는 공간 정치가 결합하여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이며, 이를 직시하고 ‘적극적 기억’의 실천을 모색하는 것이 공동체의 안녕을 위한 필수적 과제임을 강조하였다.
Ilyeong Jeong (Tue,)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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