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브뤼노 라투르의 박사 학위 취득 전 해외과학기술연구소(ORSTOM)에 제출된 보고서 “Les idéologies de la compétence en milieu industriel à Abidjan”(1974)를 중심으로, 라투르 사상의 모태가 언어와 해석학에 있음을 규명하고자 한다. 라투르는 탈식민시대 코트디부아르의 다국적 기업 현장에서 유럽인 주재원과 코트디부아르인 관리자 및 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역량(compétence)’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담화들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라투르는 ‘역량’이 객관적 사실이 아닌 ‘사이비-사실(pseudo-fait)’임을 밝히며, “그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 대신 “누가 왜 그렇게 말하는가?”라는 방법론적 전환을 시도한다. 이러한 접근은 딜타이와 불트만으로 이어지는 해석학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언어를 통해 언어 밖의 물질적 연결망으로 나아가는 ‘위상학적 해석학’이라는 독자적 방법론을 예고한다. 나아가 탈식민주의 이론가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과의 비교를 통해, 라투르의 접근법이 지닌 독창성과 한계를 함께 드러낸다. 파농이 식민주의가 야기한 심리적 콤플렉스를 인종중심으로 ‘설명(expliquer)’하는 반면, 라투르는 ‘역량’을 정보가 순환하는 연결망에 대한 장악력으로 ‘제시(expliciter)’함으로써 인종을 네트워크의 효과로 해체한다. 이 보고서는 이후 『실험실 생활』 의 과학적 사실 분석, 행위자-연결망 이론(ANT), 『존재양식의 탐구』 로 이어지는 라투르 사유의 원형으로 평가될 수 있다.
Bohyun Kim (Sun,)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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