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적 승낙’은 우리 형법전에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학설과 판례에 의해 위법성조각사유로 인정되고 있다. 대다수의 형법 문헌은 추정적 승낙을 형법 제24조 「피해자의 승낙」 장(章)에 편제한 후, 피해자의 현실적 승낙이 없더라도 그에 준하는 일정한 ‘전제 요건’(승낙의 추정 시점이 행위시일 것, 현실적 승낙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일 것, 양심적 심사 의무를 다할 것)이 충족되면 위법성이 조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추정적 승낙은 승낙의 가능성을 ‘추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현실적 승낙이 있는 경우인 ‘피해자의 승낙’과 동일하게 평가될 수 없다. ‘전제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것은 추정적 승낙의 ‘사안’(case)에 해당한다는 의미에 그치며, 추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사회상규) 요건’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정적 승낙이 「피해자의 승낙」 장에 편제되어 있는 현행 체계에서는 ‘전제 요건’을 충족하기만 하면 피해자의 승낙에 준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믿는 오류가 나타나기 쉽다. 이에 본고는 추정적 승낙을 「피해자의 승낙」 장에서 분리하여 「정당행위」 장으로 재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전제 요건’에 대한 선행 검토를 통해 추정적 승낙의 사안에 해당하는지 식별하고, ‘정당행위(사회상규) 요건’에 대한 추가 검토를 통해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인지 확정하는 단계적‧통합적 판단 구조를 확립하여 추정적 승낙의 법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완성할 필요가 있다.
Kirak Kim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