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아구스티나 바스테리카의 『육질은 부드러워』 를 마크 피셔의 ‘으스스한 것’과 ‘기이한 것’ 개념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이 작품의 공포가 초자연적 괴이나 사건적 충격이 아니라 ‘정상성의 재배치’에서 발생함을 논의한다. 소설은 인간 도축과 식인을 제도화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공포의 핵심은 폭력이 행정, 위생, 생산, 소비의 논리 속에 합리적으로 흡수되는 구조에 있다. 본고는 먼저 동물과 자연의 소거, 인간을 ‘고기’와 ‘개체’로 치환하는 언어적 체계, 공감과 윤리적 반응의 결핍이 어떻게 으스스한 공포를 형성하는지 살펴본다. 이어 인간/동물, 주체/객체, 문명/야만의 경계를 교란하는 신체와 인간 도축 시스템을 통해 기이함의 효과를 분석한다. 특히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일상인 것이 독자에게는 견딜 수 없는 괴기로 다가오는 인지적 괴리야말로 바스테리카가 구현하는 감각적·정동적 효과이며, 이것이 곧 정상성의 재배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인지적 괴리를 작동시키는 장치로서 ‘인간화하기’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육질은 부드러워』 는 인간성의 경계가 본질이 아니라 분류와 승인으로 구성됨을 폭로하며, 자본주의적 논리와 제도적 통제가 결합해 만들어낸 폭력의 정상성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정치적 공포 미학으로 읽힐 수 있음을 제시한다.
Kyeongeun Park (Sun,)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