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농사의 급격한 변동과 맞물려 고령화ㆍ공동화라는 소멸의 담론 속에 자리한 농촌의 현실에서, 각종 농촌 정책사업과 대면한 민속의 전승 양상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그 실천적 재구성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이를 위해 현장실증연구의 일환으로 추진된 공동활동 프로그램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전북 완주군 신상마을과 전남 담양군 청촌마을에서 재연된 술멕이와 만드리 민속을 중심으로 참여관찰과 심층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연구자는 공동활동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민속의 재연 양상과 주민들의 인식, 정책사업과의 상호작용을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민속은 정책사업의 제도적 틀 속에서도 주민들의 선택과 실행에 의해 유용되고 재맥락화되었으며, 연출과 변형을 수반하더라도 공동체의 놀이이자 제의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두 마을은 동일한 정책적 조건 속에서도 사회적 자본의 축적 정도와 공동활동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재연 양상을 보였다. 이는 민속의 전승이 문화 내부의 자생성만이 아니라 제도적 자원과의 교섭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정책이 민속을 일방적으로 포섭하는 장치라기보다, 농민 역시 제도의 자원과 언어를 전유하는 실천으로 민속을 재구성하고 있었다. 이 연구는 민속을 단절과 소멸의 서사로 환원하기보다, 제도와 일상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생성되는 버내큘러한 실천으로 재위치시킬 필요성을 제기한다. 나아가 농촌 정책사업 역시 민속을 자원화하는 방식에 머무르기보다, 주민들의 일상적 행위가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Bong-kwan Kwon (Sat,)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