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생성형 AI 기술의 도래가 현대 조각의 제작 체계와 미학적 성립 기반을 어떠한 방식으로 재구조화하는지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논의의 중점은 가상의 3D 데이터가 물리적 실체로 변환되는 ‘물질화(Materialization)’ 과정과, 그 안에서 새롭게 정의되는 ‘전유(Appropriation)’의 역할론적 위상이다. 시각적 표면에서 즉각적인 완결성을 획득하는 2D 이미지와 달리, 조각은 물리적 공간의 점유와 구현을 필수불가결한 전제로 삼기에 데이터의 생성만으로는 예술적 성립을 담보받지 못한다. 이에 본고는 3D 데이터가 미학적 가치를 지닌 대상으로 격상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물리적 여과 장치—제작 가능성의 검증, 재료 및 공정의 적합성, 구조적 안정성, 설치 환경과의 조율 등—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3D 프린팅이나 로보틱스와 같은 자동화 공정의 도입은 인간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리적 오류와 마찰에 대한 책임을 창작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주체적 판단의 개입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킨다. 물리적 구현 과정에서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의 비가역성은 결과물에 대한 존재론적 책임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전유’는 단순한 형태의 차용을 넘어, 생성된 데이터를 조각적 성립 조건에 부합하도록 통합하고 선별하며 변형하는 복합적 실천으로 재해석된다. 이때의 ‘결정’은 데이터 수정을 포함하여 공정의 통제, 재료의 전략적 선택, 설치 맥락과의 협상까지 아우르는 행위로 구체화된다. 이를 위해 본문에서는 넬슨 굿맨(Goodman, 1968), 팀 잉골드(Ingold, 2013), 에티엔 수리오(Souriau, 1943/2015), 알프레드 겔(Gell, 1998)의 이론을 교차 분석하여,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조각의 본질은 물질적 저항을 조율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주체적 결단에 있음을 논증하였다. 결론적으로 조각가의 위상은 ‘형태 생성자’에서 ‘성립 조건의 설계자이자 조정자’로 변화한다. 이는 후처리, 가공, 설치와 같은 현장적 차원이 미학적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제임을 시사하며, AI 산출물을 완결된 결과물이 아닌 제작을 추동하는 가설적 제안으로 위치시킨다. 궁극적으로 조각의 가치 판단과 윤리적 책임은 데이터 내부가 아닌 구현의 현장에서 갱신되며, 바로 그곳이 미학적 성립의 실질적 토대가 된다.
Kyung Soo Byun (Thu,)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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