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소설 『토지』에 나타난 카니발레스크를 분석하면서 공동체적이며 역사적인 크로노토프의 경우와 개인적이며 비현실적인 안티크로노토프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봄으로써 작품의 복합적 서사 구조를 밝히고자 하였다. 먼저 『토지』에서 나타나는 역사적·공동체적 카니발레스크는 평사리의 한가위와 오광대 놀이, 그리고 3․1운동 등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일상의 질서로부터 일시적으로 벗어나 자유와 해방의 감각을 경험하는 장면으로 형상화된다. 이것은 공동체적 웃음과 일탈을 통해 기존의 사회적 위계와 권위가 잠시 전복되는 카니발적 세계를 드러낸다. 특히 식민지 현실이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이러한 축제적 장면들은 단순한 놀이의 차원을 넘어 억압적 질서에 대한 잠정적 저항과 해방의 감각을 형성하는 공동체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역사적 현실 속에서 민중의 생존의지와 저항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한편 『토지』에는 인물들의 꿈과 환상 속에서 나타나는 비현실적·개인적 카니발레스크가 존재한다. 월선, 길상, 김두수 등의 인물들이 경험하는 꿈의 장면에서는 현실세계의 시공간 질서가 해체되고 삶과 죽음, 욕망과 죄의식, 공포와 위안이 뒤섞이는 비현실적 세계가 펼쳐진다. 이때 꿈의 시공간은 명확한 역사적 맥락이나 사회적 장소성을 지니지 않으며, 선형적인 시간 질서 또한 유지되지 않는다. 꿈속 세계는 현실의 크로노토프가 일시적으로 중지된 상태에서 인물의 내면적 욕망과 갈등이 자유롭게 표출됨으로써 축제와 같은 기능을 한다. 그러면서 현실 세계에서 표현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과 두려움을 드러내거나 불안과 우울이 해소된다. 본 연구의 의의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토지』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 있는 축제적인 상징이나 정신을 바흐친의 카니발레스크 이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둘째, 특정 장소성에 집중되어 있던 크로노토프 논의를 확장하여 카니발레스크와 연계하고자 하였다. 셋째, 꿈과 환상 장면을 안티크로노토프의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토지』의 서사 구조가 현실의 역사적 시공간과 비현실적 내면 시공간 사이의 긴장 속에서 구성되어 있는 측면을 밝히고자 하였다.
Yun-a Cho (Thu,)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