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서울고등법원 2023. 9. 14. 선고 2022나2004944 판결이 중재판정 취소사유인 중재합의의 무효 여부를 판단한 내용을 소재로, 복수의 국내법을 지정한 준거법조항의 허용요건 및 유효성의 준거법과 이에 따른 타당한 결론을 검토하고, 그와 같은 준거법조항이 중재조항의 성립 및 유효성의 준거법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복수의 국내법을 지정한 준거법조항의 허용요건 문제는 법정지법에 따라 준거법 선택의 유무와 내용을 확정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소송과 달리 중재에서는 복수의 국내법 지정이 곧바로 허용요건 불비로 무효인 것은 아니고, 준거법 선택에 관한 당사자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를 해석하여 그 내용을 확정하여야 한다. 다른 주장・입증이 없는 한 이 사건 준거법조항을 통한 당사자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는 이 사건 계약 전체에 관하여 한국법과 쿠웨이트법을 누적적용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로부터 이중 부트스트랩 규칙에 따라 이 사건 준거법조항의 성립과 유효성의 준거법으로 한국법과 쿠웨이트법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선택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준거법조항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의 준거법으로 지정된 한국법과 쿠웨이트법 간의 내용상 모순・충돌 여부를 고려함으로써 이 사건 준거법 조항을 가급적이면 유효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유효해석의 원칙). 이 사건 준거법조항의 효력(한국법과 쿠웨이트법의 누적적용)은 한국법과 쿠웨이트법 간에 내용상 모순・충돌이 없어서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이 사건 계약의 부분문제에 한하여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계약의 성립이나 유효성의 문제는 한국법과 쿠웨이트법을 누적적용하더라도‘보다 엄격한 법’이 관철됨으로써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준거법조항의 효력이 인정되는 범위에 포함될 것이다. 중재판정 취소사유로서 중재합의의 무효 여부는 중재합의의 성립과 유효성의 문제에 속하므로, 이 사건 계약의 성립 및 유효성의 준거법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선택으로부터 이 사건 중재합의의 성립 및 유효성의 준거법의 묵시적 선택을 추단해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중재지가 서울이라는 점, 이 사건 중재조항의 준거법이 한국법과 쿠웨이트법이라면 중재합의의 독립성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 이 사건 중재조항의 준거법으로 쿠웨이트법이 적용되면 중재판정부의 판단범위 유월이라는 중재판정 취소사유가 발생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중재조항의 준거법으로는 한국법만 묵시적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중재조항의 준거법과 별개로 본인과 대리인 간의 대리관계의 준거법인 쿠웨이트법을 적용하여 이 사건 중재조항의 유효한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하는데, 이 사건 중재조항이 쿠웨이트 회사의 대리인이 쿠웨이트법상 요구되는 특별수권 없이 체결하였던 것이라면 이를 무효라고 보았어야 한다.
Jong Hyeok Lee (Wed,)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