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저출생은 단순히 출생률이라는 ‘숫자’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핵심 의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저출생 위기론의 관점에서 「저출생 ∙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저출생이 가져올 인구구조의 재편과 그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응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인구통제 패러다임 기조에서 수립된 출산율 중심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 아래, 2024년 6월 윤석열 정부의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 이후 공영방송 Kbs가 2024년 7월부터 저출생위기대응 캠페인의 일환으로 방영한 휴먼 다큐멘터리 14편의 서사구조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저출생 다큐멘터리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2030세대 부부와 그들의 (다)자녀로, 이들은 안전하고 완전한 사회적 울타리로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상정하는 이상적인 형태와 가치를 대변하고 있었다. 동시에 텍스트는 정상가족과 전통 공동체의 가치를 상징하는 주변인물의 배치, 아이와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갈등없는 이야기 구조, 저출생을 위기로 상정하고 결혼과 출산을 생애주기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자기희생과 인간적 성숙의 지표로 묘사하는 담화 구성 등 복합적인 서사 전략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공영방송 다큐멘터리는 저출생 위기론과 가족의 정상성에 대한 여전한 이상화 속에서, 구조적 비판이나 전환적 담론의 제시보다는 저출생을 개인의 선택에 따른 정상가족 형성과 공동체 복원의 문제로 소급시키고 있었다. 이때 서사는 정상가족의 외연을 유지하면서 성평등한 가족관계를 추구하는 변형된 정상가족의 이미지를 합리적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했다는 여성 등장인물들의 일관된 인터뷰는 대안의 현실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서사적 기조에서 제시되는 저출생 정책들은 대중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에 머물며, 이는 다양한 청년세대의 삶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구조적 개혁에서도 한계가 확인된 윤석열 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대한 비판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저출생 위기론 속에서 가족의 정상성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서사는, 기존 정상가족 담론의 한계와 ‘사람중심 인구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결혼·출산에 대한 청년세대의 인식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담론의 이론적·정책적 실효성에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의 미디어가 저출생과 관련하여 가족의 정상성을 이상화하는 과거 담론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 실재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능성으로 제시할 것인지, 그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Hwanhee Kim (Sat,)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