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은 육아로 인해 특정 근무형태를 수행하기 어려운 시용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에 규정된 사업주의 선언적 ‘노력의무’를 사법상 구체적인 ‘배려의무’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노동법 및 민법학적으로 지대한 의의를 지닌다.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구조적 위기 속에서 육아기 근로자의 노동권과 양육권 보장이 더 이상 사적인 영역이 아닌 사법적 보호의 대상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본 판결은 ‘배려’라는 비실정법적 개념을 사법심사의 중심에 배치하면서도, 해당 의무의 민법학적 성질이 채무의 본지에 포함된 이행 내용인지, 부수의무인지, 혹은 신의칙에 기초한 독자적 보호의 무인지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을 ‘과정 통제’의 방식으로 심사한다고 천명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조건 조정과 대체인력 배치의 노력이 요구되는지에 관한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실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법부의 자의적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사재량권과 사법심사 간의 경계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해석론적 한계와 입법론적 제언 사이의 논리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중간 논증으로서 프랑스와 일본의 법제를 비교법적으로 검토하였다. 프랑스는 차별금지 법리와 형사제재를 수반하여 시용 기간 중 해지 사유를 엄격히 통제하는 강행규범 모델을 취하고 있으며, 일본은 권리남용 법리와 구체적 지침을 통해 배려의무를 단계적으로 구체화하는 모델을 확립하고 있다. 본 판결은 두 접근을 혼합한 형태로 평가되나, 사전적 행위규범의 부재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민법학적 관점에서 일·가정 양립 배려의무를 단순한 외재적 부수의무가 아닌, 육아기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처음부터 예정된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 내용’으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사법부의 사후적·해석적 과정 통제가 지닌 불안정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하여,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상의 노력의무 규정을 프랑스식 강행의무로 격상하고 일본식의 구체적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법령에 명시하는 입법적 보완이 필연적으로 요구됨을 논증한다.
Cheolwoong Go (Tue,) studied th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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